[속병앓는 콘크리트] 염해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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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흔히 '콘크리트 구조물의 소금 피해' 하면 백화(白花)현상을 떠올린다.

균열이 많은 구조물에 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소금기나 이산화탄소가 시멘트 성분과 화학작용을 일으켜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다.

그만큼 콘크리트 강도가 크게 저하돼 있다는 신호다. 아파트에서도 가끔 나타나지만 염화칼슘을 많이 뿌린 대도시 고가도로 등에서 많이 발견된다.

백화현상 못지 않게 심각한 현상이 철근 부식이다. 콘크리트 내 철근 표면엔 부동태피막(不動態皮膜)이라 부르는 내식성(耐蝕性)피막이 있는데 이는 염화물 이온이 일정량 이상 침투하면 파괴된다.

철에 녹이 발생하면 체적이 2.5배 정도 팽창하고 팽창압으로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긴다. 이 균열을 통해 염소이온.산소.수분이 쉽게 침입하고, 그 결과 부식이 가속되며 결국 콘크리트가 탈락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콘크리트 제조과정에서 염분이 많이 섞이면 콘크리트의 초기 강도(强度)는 일정기간 오히려 올라간다.

건설기술연구원 실험에서도 KS 기준치인 염분량(0.04%)이 콘크리트 제조과정에서 포함됐을 경우 압축강도가 1년 후 2백52㎏/㎠에서 5년 후엔 2백56㎏/㎠로 증가했다가 10년 후엔 227㎏/㎠로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염분량이 기준치 이상 포함된 구조물에 대해서는 통상의 강도 조사보다 내구성 조사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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