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지나가던 연극·무용·국악 … 역사가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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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연극 ‘태’에서 사용된 옷이 전시된 공간에선 공연 당시 음악·대사 등을 들려준다. [공연예술박물관 제공]


공연은 허무하다. 드라마·영화 등이 필름 등으로 기록되는 것과 달리 공연은 막이 내리면 그저 사라져버린다. 23일 개관한 국내 최초의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은 일회성의 무대예술 자료를 축적해 일반인에게 공개한다는 의미에서 각별하다.

연면적 2850㎡(약 860 여평)의 박물관은 크게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된다. 2층에 마련된 상설전시실엔 개화기 이후 연극·무용·국악 등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연대기 전시실’과 의상·소품 등으로 구성된 ‘주제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특히 낡고 고루한 과거의 단편이 아닌, 현대 첨단기술과 접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를테면 연극 ‘태’의 의상이 전시된 공간을 사람이 지나가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과거 연극 ‘태’의 음악과 대사 등을 들려주는 식이다. 축음기를 직접 돌리면 윤심덕의 ‘사의 찬미’를 들을 수 있고,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유명 예술인의 일대기, 공연의 흐름, 극단의 연혁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재미와 정보가 함께 어우러진, 중·고생들의 공연예술분야 교육용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문화부 장관 유인촌이 아닌, 배우 유인촌의 옛 사진도 전시돼 있다. 관람이 다 끝난 뒤 사진을 찍고, 이를 곧바로 e-메일로 전송할 수 있는 ‘방문기념 포토메일’은 아이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남산 국립극장 별관 안에 위치. 개관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입장료 무료. 02-2280-5801.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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