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 쿠르니코바, 첫 관문 무사통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영국 런던에 ‘쿠르나 신드롬’이 거세다.

현지 언론들이 앞다퉈 ‘테니스 요정’ 안나 쿠르니코바(19·러시아)의 특집기사를 싣고 있고 시내 곳곳에는 그를 모델로 한 대형광고판이 1천5백여개나 세워졌다.

대회 주최측도 오랜 전통을 깨고 여자선수인 쿠르니코바에게 센터코트에서 단식 1회전을 갖도록 해주는 등 특별대우를 했다.

쿠르나 신드롬의 원인은 쿠르니코바가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금발 미인인데다 여자 스포츠스타 중 최고의 상품성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디다스 등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는 쿠르니코바는 지난해 광고 수입만 9백만달러(약 99억원)를 챙겼으며 이번 대회에는 스포츠용 속옷 모델로도 나섰다.

이같은 열기에 보답하듯 쿠르니코바는 27일(한국시간) 단식 1회전에서 10번시드 상드린 테스튀(프랑스)를 2-1(7-5,5-7,6-4)로 꺾었다.

1997년 16세의 나이로 윔블던 4강에 올랐던 쿠르니코바는 그동안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해 ‘실력보다 미모로 승부하는 선수’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98년 랭킹 10위에서 현재 19위로 추락,이번 대회에서는 시드도 배정받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여자단식 우승자인 린제이 데이븐포트(2번시드·미국)는 강서비스로 코리나 모라리우(미국)를 몰아붙여 1세트를 6-3으로 따낸 뒤 2세트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했던 데이븐포트는 톱시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7번시드의 나탈리 토지아(프랑스)는 킴 클리스터스(벨기에)에게 1-2로 패해 1회전에서 탈락했다.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우승자인 4번시드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은 크리스 우드러프(미국)를 3-1(6-4,6-7,7-5,7-6)로 꺾었고 3번시드 마그누스 노르만(스웨덴)은 마크 우드포드(호주)에게 기권승했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