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 "제지·IT·금융 3대축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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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솔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을 지휘하는 남정우(南正祐.58)그룹 총괄부회장은 한솔엠닷컴의 매각에 따라 사업구조를 재정비하는 등 그룹의 재도약 청사진을 마련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南부회장은 "그룹의 부채비율을 올해 안에 1백40% 이하로 낮추는 한편 인터넷 네트워크 사업 등 정보통신 관련 사업에 새로 진출하겠다" 고 말했다.

- 한솔엠닷컴을 매각한 것은 그룹의 자금사정과 관계가 있나.

"한솔엠닷컴을 매각한다고 발표하니까 먼저 자금시장의 반응이 부정적인데 놀랐다. 자금이 쪼들리니까 파는 것이라는 등 루머에 휩싸였다. 더구나 매각협상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소문이 확대됐다. 한솔은 대부분 계열사가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매각자금(약 1조원)의 상당부분을 단기부채를 갚는데 쓰면 단기부채 상환압력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지금은 자금보다 미래 유망사업을 어떻게 짜나갈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

- 사업구조의 재편방향은 무엇인가.

"한솔엠닷컴 매각자금 중 4천억~5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전에는 신규사업에 진출한다면 주가가 뛰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그래서 이같은 준비나 발표가 조심스럽다. 기업이 투자를 주저하면 기업이나 나라경제에 미래가 없는데도 말이다. "

- 구조조정의 골격은 어떻게 짜고 있나.

"수익구조가 나쁜 사업은 통폐합하거나 퇴출시키겠다. 계열사 숫자를 갖고 그룹의 힘을 과시하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상위 그룹은 신규 사업을 펼 때 상당한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다. 사업을 통해 소비자나 주주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 중소기업이 영유하는 사업이나 공해유발 사업은 엄두도 못낸다. 제지.정보통신.금융을 3대 축으로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 정보통신 사업분야는 무궁무진하며 개인휴대통신사업보다 더 미래가 있는 것도 적지 않다. "

-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있는데.

"한솔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어느 그룹보다 정착돼 있다고 자부한다. 전문경영인의 책임과 도덕성을 더욱 강조할 것이다. 사주(이인희 고문)도 주주와 소비자를 염두에 둔 투명경영을 늘 강조해왔다. 자금과 인사권은 전문경영인의 책임아래 두겠으며, 그룹은 임직원에 대한 교육과 경영문화 등 간접 지원에 그칠 것이다. "

- 한솔엠닷컴이 LG그룹에 팔리리란 전망이 한때 우세했는데.

"LG에 충분한 검토시간을 주었고 막판까지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LG의 최종 결심이 늦어져 한국통신으로 기울었다. "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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