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돋보기] 계열분리가 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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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현대그룹에서 현대자동차가 계열분리를 한다고 합니다.현대그룹 입장에선 몸집을 줄이는 것이고 계열분리하는 현대차는 그룹에 기대지 않고 독자경영을 해야 하지요.

현대그룹에서 현대자동차가 계열분리를 한다고 합니다.현대그룹 입장에선 몸집을 줄이는 것이고 계열분리하는 현대차는 그룹에 기대지 않고 독자경영을 해야 하지요.

계열분리란 집안이 분가(分家)하는 것과 비슷합니다.함께 살던 형이 얼마전에 결혼했어요.아버지·어머니와 같이 살 수도 있지만 대부분 독립하지요.형수와 함께 집을 새로 얻고 세간살이도 장만해 살림을 차린답니다.계열분리도 이처럼 한 그룹의 울타리(계열)안에서 살던 회사 중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계열분리를 한 회사는 그룹의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분가하기 전에는 아버지가 형에게 용돈을 주었지만 분가한 뒤엔 형이 직장을 다니며 생활비를 직접 벌어쓰는 것이나 마찬가지랍니다.

과거 우리나라 재벌들은 계열사 중 하나가 장사가 잘 안돼 자금사정이 어려우면 이를 살리려고 잘되는 다른 계열사가 은행에 빚 보증을 서주거나 아예 자기 회사 돈을 빌려주는 등 서로 돕는 일이 흔했어요.그러다가 나머지 계열사까지 한꺼번에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었지요.계열분리를 해 독자적으로 경영하면 아무래도 이런 일이 줄어드니까 정부도 계열분리를 권하는 것이지요.

계열분리는 정부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합니다.분가한 다음 형이 주민등록신고 등 여러 가지 신고를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하는 것이나 비슷해요.분가하면 아버지와 형이 각자 재산을 엄격히 구분하지요.

마찬가지로 계열분리를 하면 회사와 관련한 모든 재산관계가 원래의 그룹(모그룹)과 상관없도록 정리해야 합니다.공정위는 분리하는 회사의 주인이 누구인지(지분 관계),분리하는 회사와 모그룹간 자금이 주고받거나 보증을 서준 것은 없는 지(자금지원 관계)등을 철저히 따집니다.그 결과 계열분리하는 회사가 모그룹과 완전히 다른 회사라고 인정되면 이를 승인합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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