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기관 계좌 통합관리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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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미국의 은행.증권사들이 여러 금융기관에 산재해 있는 고객들의 계좌를 인터넷으로 통합.관리해주는 토탈 금융 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하고 있다.

계좌 통합 서비스란 은행의 저축.잔고, 증권.채권 등 다양한 형태의 재산 목록을 하나의 계좌로 통일해주고 업데이트된 기록을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시로 다운로드받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미국 2위 은행인 체이스 맨해튼 은행은 19일 창업 1년된 인터넷 신생기업 요들리닷컴(http://Yodlee.com)과 손잡고 여러 계좌를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올 연말까지 3천만명에 달하는 체이스 맨해튼 은행의 온라인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굴지의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이미 소규모 투자 자문사 그린트랙과 함께 5백만달러 이상을 유치한 주요(VIP)고객에 한해 계좌 통합은 물론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 고객별로 세분화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온라인 증권사인 아메리트레이드 홀딩스은 이번달 초부터 온머니닷컴(http://Onmoney.com)사이트를 통해 세금및 포트폴리오등을 하나의 계좌로 통합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AOL)도 요들리와 함께 계좌 통합과 유사한 서비스를 2천2백만명의 가입자에게 곧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계좌 통합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은 약 30만명이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1년전만 하더라도 대형 금융사들은 고객의 사생활 침해와 보안상의 문제로 인해 계좌 통합 서비스 개시를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증권 거래.온라인 뱅킹 등이 급속하게 인기를 얻자 대형 금융사들은 일종의 위기의식을 느껴 스스로 인터넷 통합 서비스에 나서게 된 것이다.

체이스 맨해튼의 브루스 짐머만 부사장은 "최근 조사 결과 신뢰가 가는 대형 금융사가 계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면 가입하겠다는 고객이 45%에 달했다" 며 "가입자수는 곧 하루가 다르게 늘어날 것" 이라고 밝혔다.

금융사들은 이같은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재정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 신용카드.대출.뮤추얼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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