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정치기자 낙선대상 '시각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부적격 정치인 낙선운동을 벌여온 일본의 '시민연대 물결 21' 은 지난 10일 낙선 대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현역 의원 30명이 올랐다. 지난 4월부터 2개월 동안 편지.팩스.전자메일로 받은 3천5백건의 공모를 집계한 결과다. 부적격의 기준은 정치의 사유화와 금권 체질, 반(反)헌법적 행동, 변절, 전과 여부 등이다.

발표에 따르면 자민당 의원이 76%인 23명으로 압도적이었다. 나머지는 자민당과 연정을 꾸리는 보수당 의원 3명, 공명당 1명, 무소속 3명이었다.

낙선 대상 리스트 1위의 불명예는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자민당 간사장이 뒤집어썼다. 2백92표였다. 정치의 사유화, 변절 시비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2위는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였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됐지만 표수는 노나카를 약간 밑돌았다. 3위는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전 건설상이었고, 나머지도 전직 총리 등 유력 의원들로 채워졌다. 순위 변동은 있었지만 지난달 발표한 명단(22명)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 낙선 대상자 순위는 또다른 관심사가 됐다.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 7월호가 정치부 기자 1백1명을 상대로 조사한 정치인 상위 랭킹과 엇갈리기 때문이다.

리더십, 정책능력, 사회적 평가, 정치권에서의 평가 등 4개 분야 종합 평가에서 노나카 간사장이 1위에 올랐다.

시민단체 낙선운동 1순위 인물을 기자들은 가장 우수한 정치인으로 뽑은 것이다.

낙선 대상 순위 5위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전 총리는 2위에,가메이 전 건설상은 6위를 차지했다. 낙선 순위 15위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자유당 당수는 3위였다.

예외는 모리 총리. 낙선 순위 2위에다 기자 평가에서도 권외인 65위로 밀려났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