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마을 1,500가구 4,000여명 출근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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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마을 풍림아파트 주민들이 마구잡이 개발로 인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체 20개동에 1천5백17가구가 들어선 이 아파트는 올 3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현재 1천2백여가구 4천여명의 주민들이 입주를 마친 상태이다.

그러나 당초 입주이전에 준공 예정이던 아파트 연결도로(소래~남동공단 구간 4.65㎞.왕복8차선)가 오는 2002년으로 개통이 연기된데다 학교 등 기반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아 고충이 크다.

현재 풍림아파트에서 인천.서울방면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존의 비좁은 왕복 2차선 도로 한곳 뿐이다.

이때문에 출.퇴근 시간대에 이 도로는 주민들의 차량이 한데 몰리면서 불과 4㎞를 빠져 나가는데 40분이상 소요되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주민 이상연(35)씨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소래포구를 찾는 수많은 차량들로 도로가 막혀 아파트 밖을 나갈 수 조차 없을 정도" 라고 말했다.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한 병원.은행 등 편의시설도 태부족이다.

입주와 동시에 들어선다는 초등학교는 내년 9월 개교예정으로 늦어져 학생들은 3㎞이상 떨어진 논현초등학교까지 통학을 하고 있다. 중.고등학교는 단 한곳도 없다.

풍림아파트 부녀회장 문명인(37)씨는 "그나마 아이들이 인도조차 없는 차도를 통해 걸어다니고 있어 항시 교통사고 위험에 불안하다" 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처럼 열악한 주거환경때문에 아파트 가격도 분양가격 보다 10~20%까지 떨어져 재산 손실까지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지난 5일부터 주민 1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남동구청 앞에서 도로.학교 등 기반시설 미비에 대해 구청이 책임질 것과 사업주체인 이삭건설과 ㈜태평주택에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며 5일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1997년 분양당시 시공업체가 내세운 연결도로 개통및 교육시설 유치 등의 분양조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준공검사를 내준 남동구청을 상대로 법적대응까지 불사하겠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청측은 "예산부족 등으로 연결도로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으며 관계기관과 협의해 조기에 도로를 개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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