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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신 '환'으로 바꾸면 어떨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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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17일자 1면 "화폐단위 변경, 연구단계 지나 구체적 검토"란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화폐단위 변경은 금융실명제를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화폐가치의 추락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찬성한다. 화폐 단위를 변경해야 하는 이유로 계산의 불편함을 들 수 있다. 화폐 단위가 점점 높아져 계산이 복잡해질 뿐 아니라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폐단위가 높은 대표적인 나라가 터키다. 얼마 전 터키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화장실 한 번 들어가는데 20만리라, 친구들과 차 한 잔 나누는 데 몇백만리라가 들었다. 함께 여행했던 우리 일행은 너무 어처구니없어 폭소를 터뜨리곤 했는데 이제 우리나라가 그렇게 돼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터키와 같이 '숫자 놀음'을 하지 않으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고액권 발행을 주장하기도 하나 그보다는 화폐개혁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급격한 시행은 부작용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때문에 5년 내지 10년에 걸쳐 서서히 화폐를 개혁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지금은 없어진 '환'화를 다시 쓰는 방법은 어떨까.

미국에서 '달러'와 '센트'를 병용하듯이 일정기간 1000원을 1환으로 하는 '환'지폐를 만들어 혼용하는 것이다. 여러 해가 지나면 원화는 낡아 쓸모없게 돼 결국 폐기처분될 것이고, 환화만 계속 만들면 자연스럽게 화폐개혁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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