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손님맞이 스타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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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부 손님맞이 스타일은 어떤가.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때문에 5일 북한 중앙TV가 24분30초간 방영한 金위원장의 중국 방문(5월 29~31일)장면을 우리측 당국자들이 집중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외교소식통은 7일 "베이징(北京)회담장면은 남북 정상회담에 앞선 金위원장의 '사전 현장학습' 의 성격도 있다" 면서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 큰 제스처와 다변(多辯)〓金위원장은 베이징에서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자 두손으로 감싸쥐듯 악수를 했다.

이어 2~3차례 포옹하며 인사를 했다. 리펑(李鵬)전인대 상무위원장.주룽지(朱鎔基)총리.리루이환(李瑞環)정협주석 등과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金위원장은 손가락으로 상대 얼굴을 가리키며 말하는 버릇이 있다. 자칫 상대방이 당혹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단독 회담장에서는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에 올려 꼬고 앉는다. 소파 팔걸이에 손을 얹어 놓지만 몸은 상대방 쪽으로 기울여 앉는다.

회담상대보다 통역이나 배석자.회담장을 가끔씩 응시하는 것도 특징. 이 소식통은 "말을 다소 빨리 하는 것은 회담분위기를 주도하겠다는 의식 탓" 으로 분석했다.

배석자가 있는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미리 준비한 문건이나 자료를 많이 참고한다. 또 자신의 말을 끝낸 뒤 옆의 참모에게 확인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만찬 때는 잔을 높이 들고, 헤어질 때 만찬장 입구에서 길게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움을 표시한다.

◇ 金-金회담 첫장면 대비〓우리측 관계자들은 金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어떻게 맞을지 여러 상황에 맞춘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남북 의전팀은 첫 인사를 악수로 끝낼지, 사회주의식 포옹까지 할지를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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