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총재 "달러 평가절하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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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례적으로 달러화 평가절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강한 달러'정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로드리고 라토 IMF총재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교협회(CFR) 주최 강연회에서 "펀더멘털의 관점에서 보면 각국 통화의 가치가 어느 정도 조정되는 것이 합당하다"며 "미국 달러화 가치는 급증하는 재정.무역 적자를 감안할 때 절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토 총재는 또 "각국은 세계 경제의 성장세를 활용해 적자를 줄이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미국은 올해 4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와 사상 최고 수준인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토 총재는 "우리는 불균형과 취약성이 해악을 초래하기 전에 조정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적자는 세계 경제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회견에서 "달러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잘 알려져 있다"며 "우리는 강한 달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스노 장관은 이어 "부시 행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지출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재정적자를 5년 이내에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까지로 떨어뜨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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