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지수·송정초등학교 "폐교는 일단 미룹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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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진주시 지수면 지수.송정초등학교 동창회.학부모 사이에 학교 살리기 경쟁이 뜨겁다.

서로 폐교되지 않기 위해서다.

4㎞ 정도 떨어진 두 학교는 지난해 초 통폐합 대상에 포함되자 학교가꾸기 경쟁을 시작했다.

먼저 지수초등(전교생 72명)총동창회가 나섰다. 구자경(具滋暻.LG그룹 명예회장)회장이 12억원을 내 체육관을 지어 지난 2월10일 개관했다.

동창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어린이들이 수업 후 컴퓨터.풍물.붓글씨를 배울 수 있도록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학생은 매월 2만원을 내면 3가지를 배울 수 있다. 모자라는 비용은 동창회가 댄다.

이에 송정초등 학부모들이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전교생(49명)의 학부모들이 이틀간 운동장에 잔디를 심었다.

요즘 어린이들이 파란 잔디에서 마음 놓고 뒹군다. 올 가을에는 교실 옆 공터에도 잔디를 심을 계획이다.

잔디구입비(2백여만원)는 학부모 허석구(許錫九.40.농업.학교운영위원장)씨가 냈다.

학부모들은 곧 교문 밖에 주차장을 만들어 교정에는 차가 못 들어가게 할 계획이다.

이 같은 학교사랑을 지켜본 진주시교육청은 지수.송정초등학교 통폐합 계획을 일단 유보한 상태.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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