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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장후보 비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경륜의 8선 국회의장' 이냐 아니면 '패기의 5선 국회의장' 이냐.

민주당 이만섭'(李萬燮)' 후보 대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후보. 16대 국회 전반기 2년을 이끌어갈 국회의장 후보 선거가 5일 열린다.

역대 국회의장 선거에서 이번처럼 여야 후보간 대진표가 뚜렷하게 짜이긴 처음이다. 우선 두 후보는 2000년 첫 국회의장 상(像)을 놓고 시각 차를 드러내고 있다.

68세의 李후보는 "대화와 타협 속에 여야 격돌없는 민주적 국회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 며 "내 양심과 40년 정치역정을 걸고 역사에 부끄럽지않은 의장이 되겠다" 고 말하고 있다.

반면 57세의 徐후보는 "국회의장이 논공행상식의 명예퇴직용 자리로 여겨져온 관행을 깨야한다" 며 "국회가 바뀌려면 한번은 '젊은' 사람이 돼 국회를 개혁할 수 있어야 한다" 고 주장한다.

두 사람이 걸어온 정치역정도 대비된다. 李후보는 현역 국회의원 중 최다선으로 국회의원 생활만 30여년이다.

1993년 4월부터 14개월 동안 국회의장을 지내 이번이 재선 국회의장 도전이다.

63년 6대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등 역대 정권의 미움과 사랑을 겪으며 오늘에 이른 백전노장의 정치인이다.

徐후보는 중앙대 시절 총학생회장으로 6.3반대시위를 주도한 6.3세대로 11대 국회에 민한당 후보로 당선해 정계에 들어온 뒤 12대 낙선을 계기로 상도동 사단에 합류, 오늘에 이르고 있다.

YS의 신임으로 문민정부 출범 후 정무1장관과 원내총무.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에 발탁되며 급부상한 정치인이다.

그러나 李후보는 백전노장의 이미지 속에 담겨 있는 노회함, 그리고 정국의 고비고비마다 능한 처세술로 인해 '대통령 앞에서 진짜 반대를 할 수 있겠느냐' 는 부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徐후보 또한 뚝심은 있지만 다혈질의 성품이 과연 다양한 의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이끌어내는 통합과 조정의 국회의장역을 수행하기에 적합하느냐는 의구심을 불식시켜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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