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개선제안 했더니 2100억원 절감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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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창원공장에 근무하는 신용관(38)씨는 회사 측에 생산설비의 소재 변경을 제안했다.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였고, 결국 생산 공정에서 원가절감은 물론, 불량률과 소음을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누렸다. 그는 "작업라인에서 근무하면서 발견한 사소한 부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개선방법을 고민해 제안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16일 충북 진천공장에서 열린 '2009년 우수제안 시상식'에서 정석수 현대모비스 사장으로부터 포상을 받았다.

현대모비스가 공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원들로부터 받는 개선 제안 활동이 '빛'을 보고 있다. 16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올 한해 이 회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한 건수가 19만 2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공장에서 16만 건, 해외공장에서 3만 2000건 등이다. 직원 1인당 연간 제안 건수로 보면 19건이나 된다. 매일 530여 건의 제안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개선 제안활동의 대명사로 알려진 도요타의 1인당 연간 제안 건수(10〜15건)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 중 86%에 이르는 제안이 별도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생산현장에 채택되어 300억 원에 이르는 원가절감 효과를 창출하는 등 다양한 생산성 향상 효과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생산직원들의 제안활동 외에도 올해 연구개발, 생산혁신, 물류 등 경영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혁신활동으로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연구개발 과정에서부터 설계개선·부품공용화 등을 통해 700억 원에 이르는 원가를 절감했다. 재고절감 등 생산혁신활동으로 450억 원의 비용을 줄였다. 또한 물류부문에서도 물류효율화 작업을 펼쳐 650억 원에 이르는 물류비용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효과를 모두 합산하면 영업이익의 15% 정도인 2100억 원 정도를 제안 및 혁신활동으로 달성한 셈이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친환경·지능형 자동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전반에 뿌리내린 혁신DNA와 미래기술 개발능력을 접목시켜 오는 2020년에는 글로벌 톱5 업체로 성장, 향후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날 진천공장 대강당에서 정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공장장들, 수상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9년 우수제안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국내공장에서 실시된 제안활동 중 우수제안자를 시상하기 위해 개최된 것이다. 해외공장에서 이뤄진 제안활동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각 현지 공장별로 별도 시상식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석수 사장은 “생산현장에서부터 활발한 개선 제안 활동이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등 올해는 다양한 혁신활동이 경영전반에 뿌리내린 해"라면서 "앞으로도 혁신패러다임을 완성시켜 지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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