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 신약시장 선점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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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인간 지놈의 해독 작업이 종착역을 향해 치달으면서 이를 이용한 신약 시장의 선점을 겨냥해 세계적 제약회사들과 생명공학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사람의 신체를 구성하는 유전자 설계도의 내용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난치병으로 알려졌던 질병의 치료약 개발이 가능해졌고, 같은 질병이라도 체질에 따라 치료제의 성분을 달리하는 '맞춤식 제약시대' 가 다가오면서 이를 선점할 경우 돈방석에 앉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존슨 앤드 존슨은 지난달 유전자 코드에서 신체의 히스타민 공급을 규제하는 H-3 유전인자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H-3 유전인자는 암기.주의력 등과 연관된 두뇌 부위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화학 설계도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존슨 앤든 존슨은 이로 인해 알츠하이머, 주의력 감퇴, 불면증 등 두뇌와 관련된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인간 지놈 프로젝트(HGP)와 인간지놈 해독작업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간기업 셀레라 지노믹스는 다음달 인간 DNA를 구성하는 화학 반응의 전과정을 밝혀냈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국립보건원은 이와 별도로 다음달 중순 염색체 중심체와 핵심부위를 규명한 인체지놈 사업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업체들의 유전자 기능 연구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화이자,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 그락소 웰컴/스미스 클라인 비첨, 인사이트 파머수티컬 등 기존 대형 제약업체와 휴먼 지놈 사이언스 등 신생 생명공학 업체들도 단독, 혹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전인자를 찾아내는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신약 개발에는 엄청난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데다 성공률도 높지 않아 적지 않은 난관도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존슨 앤드 존슨의 경우 1994년 신약 연구를 전담하는 '21세기 사업팀' 을 발족시키고 2년전 5가지 종류의 신약을 개발했으나 안전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생산을 포기한 바 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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