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다큐에 시청자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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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좋은 프로그램과 시청률은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상식으로 보면 '좋은 프로〓높은 시청률' 이 당연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게 우리 방송의 현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지상파 방송의 '좋은' 다큐멘터리 프로가 황금시간대에 끼지 못하고 심야 변두리로 밀리는 것을 보면 양자가 비례한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대신 질이 떨어지더라도 '중독성' 이 강한 오락 프로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상책이라는 경험론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채널선택권이 좁은 지상파 방송과 달리 시청자 개개인이 자신의 기호와 판단에 따라 채널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케이블 TV의 경우 좋은 프로야말로 시청률 상승의 기폭제다.

그런 절묘한 비례관계를 교양채널인 Q채널(CH25)이 5월부터 연속 방송하고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 입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은 인류의 다양한 문명과 유명 탐험가들의 여정을 소개한 자연 다큐멘터리의 최고봉이다.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인 TNS 미디어 코리아가 지난달 조사한 Q채널의 시청점유율(케이블 채널을 시청한 가구를 1백으로 볼 때 각 채널을 시청한 가구 비율을 뜻 함)은 2.1%로 29개 케이블 채널 중 14번째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23일 방영분까지 분석) 전국 점유율이 두배 이상 상승, 4.9%를 기록하며 6위로 뛰어 올랐다.

가구가 아닌 시청자 개개인의 비율을 나타내는 개인 점유율에서도 2위(9.2%)에 올랐다.

영화전문 OCN과 이 연속 1, 2위를 유지하는 등 시장의 변동요인이 별로 없었는데도 Q채널만 유독 급상승세를 탄 것이다.

Q채널측은 "4월과 5월 편성에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신규 프로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의 인기가 시청률 상승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 고 분석했다.

특히 40대에서 Q채널의 인기가 치솟아 이들의 점유율은 7.3%(4위)였다.

지난 달(2.4%로 9위)보다 3배 이상 상승한 수치로 다큐멘터리의 애호가들이 이들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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