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앓는 신종 플루, 돼지에 전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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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국에서도 돼지가 신종 플루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4일 경기도와 경남의 다섯 농가에서 기르는 돼지가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지난달 캐나다에서 수입된 씨돼지 여섯 마리도 이날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이 돼지들이 사람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그러나 감염된 돼지를 도살해 땅에 묻는 ‘살처분’은 하지 않기로 했다. 농식품부 이창범 축산정책관은 “양돈협회와 대학교수·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중앙가축방역협의회에서 논의한 결과 신종 플루가 돼지에게 감염되더라도 7일 정도 지나면 자연 치유되는 등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정책관은 또 “돼지고기를 통해 신종 플루가 전파되는 일이 없는 만큼 돼지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그러나 다른 농장으로 신종 플루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농장에 대해 3주간 돼지 이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수입 돼지에 대해서는 검역기간을 연장하고 정밀검사를 통해 바이러스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후 시중에 유통하기로 했다.

이미 대만·홍콩·캐나다 등 14개 나라에서 돼지가 신종 플루에 감염된 사실이 보고됐다. 하지만 돼지로부터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한 건도 없었다. 이 때문에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살처분을 원한 캐나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동 제한 조치만 취할 뿐 땅에 묻거나 식용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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