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다] 학생 국가대표 합숙훈련-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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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태릉선수촌 입촌을 거부해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된 한국 수영의 기대주 장희진(서일중 2)양 사건을 계기로 학생선수들의 합숙훈련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학생선수들도 선수 이전에 학생이라는 견해와 국위선양을 위해서는 학생선수들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인의 제전인 올림픽이 열리면 온 국민은 한국 선수들의 몸동작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한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패배에는 눈물을 흘린다.

금메달의 결과는 눈물어린 훈련을 받은 선수 개인의 것이지만 이렇듯 한국의 아들.딸로서 기여한 국가의 영광이기도 한 것이다.

그 영광의 뿌리가 바로 태릉선수촌이다. 선수촌은 지난 35년간 한국 스포츠 발전의 메카였다.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흘린 땀방울 하나 하나가 금메달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가슴을 뿌듯하게 했고, 여기에서 선수들도 큰 보람을 느꼈다.

선수촌은 이런 영광의 결과물을 바라보며 대표선수들이 합숙훈련을 하는 곳이다. 뿔뿔이 흩어져 있던 선수들이 모여 최고의 환경 속에서 최고의 훈련을 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부 종목에서는 나이 어린 중.고교 학생들도 포함된다. 하지만 학생선수라고 해서 선수촌이 설정한 합숙 훈련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학생선수들은 학업에도 신경써야 될 나이인 만큼 선수촌도 최대한의 학교생활을 보장하고 있다. 오전.오후 훈련 이외의 시간에는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짜고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선수촌 인근 학교에서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일반 학생들과 똑같은 학교생활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학생선수들은 학교생활 이외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나라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고 선수로서 최상의 조건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희진양의 개인적인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 나이에 달라진 환경에 속함으로써 상당한 희생이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모든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려다보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1백13일 앞으로 다가온 시드니올림픽. 이제 선수들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매진해야 한다. 태릉선수촌의 규정을 일종의 스포츠맨십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행웅 <한양대 체육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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