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한동 총리지명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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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은 22일 자민련 이한동 총재가 총리로 지명된 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여권이 DJP 공조복원을 통해 '여소야대 양당구도' 를 허물어뜨리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자간담회를 한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한동 총재의 총리 지명은 총선 민의 배반행위" 라고 비난했다.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이부영(李富榮)총무 등 고위 당직자들도 "상생(相生)이 아닌 상극(相剋)정치 부활" 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양당구도를 존중한다는 여야 영수회담의 정신을 근본적으로 파기하는 것" 이라는 비난성명을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다음달의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을 탈당한 李총리지명자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추궁하는 등 흠집을 내겠다는 생각이다.

여기에는 李총리지명자가 여권의 대권후보군에 편입될 수 있다는 판단도 담겨 있다. "李총리지명자가 민주당과 자민련의 단일 대통령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는 게 일부 李총재 측근들의 관측이다.

李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여권이 정국의 상황변화를 시도하는데 대해 과감하게 맞설 것" 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李총재 일문일답.

- 이한동 총재의 총리 지명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른바 DJP 공조에 의한 공동여당의 행태가 지난 2년 동안 정국운영 혼란과 혼선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었다. 이한동 총재를 총리로 지명한 것은 총선 때 파기된 공조관계를 복원해 보겠다는 의도 같은데 국민에 대한 신의라는 측면에서 여권은 앞으로 돌이킬 수 없는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

- 이번 총리 지명을 인위적인 정계개편 시도로 보는 것인가.

"DJP 공조복원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에 앞서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다. 총선 후 여야가 모처럼 국민의 뜻을 받들어 상생의 정치를 해 나가겠다고 합의했는데 이런 분위기를 깨고 정치를 다시 대결과 극한의 정치로 몰고 가지 않도록 여권에 경고한다. "

- 총리 인준과 관련해 당내 이한동계 이탈 등 비주류가 당론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은.

"우리 당에서 그럴 사람은 절대 없다. "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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