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수지 주민들 '버스횡포'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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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풍덕천에서 버스를 타고 분당 오리역으로 가 전철로 갈아탄 뒤 서울 양재동으로 출.퇴근하는 김성근(金成根.39.회사원)씨는 매일 아침이면 불안해진다.

풍덕천 네거리를 지나는 43번 국도변 승강장을 경유하는 버스 운행시간이 들쭉날쭉한 데다 아예 결행하는 날도 많아 지각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金씨는 지난달부터 30~40분씩 일찍 집에서 나와 버스를 기다리다 오지않으면 오리역까지 렌터카나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풍덕천 네거리를 지나게 돼 있는 시내.외 버스들이 이 지역의 차량정체 등을 이유로 멋대로 정규노선을 무시한 채 다른 노선으로 운행하고 있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2일 용인시에 따르면 수지지역을 통과해 수원시나 성남시로 운행하는 경기.대원 고속 소속 700번과 700-1번 시외버스들은 반드시 풍덕천 4거리를 경유하게 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버스들이 풍덕천.수지읍사무소 앞 43번 국도를 거치지 않고 수지 1지구 뒷편과 수지2지구 이면돈 등으로 우회하는 불법운행을 하고 있다.

특히 경기고속 700-1번 버스(성남 상대원~풍덕천~수원 버스터미널)의 경우 아예 20여일째 정규노선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버스를 이용해 수원으로 가거나 분당을 거쳐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지각사태를 빚거나 많은 돈을 내고 렌터카.택시를 이용하는 등 2, 3중 고통을 겪고 있다.

金모(17.수원 S고)군은 "일주일에 두 세번은 등교시간에 버스가 오지 않아 택시나 학원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다" 며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귀가할 때는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고 불평했다.

이와 관련, 수지1지구 동보.원흥 아파트와 풍덕천 1.2.5.22.23리 2천5백여가구 주민들은 최근 버스노선 정성화 대책위원회(임시 위원장 金潤培.52.풍덕천1리 이장)를 만들어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책위 김영현(金榮賢.42)씨는 "버스회사들이 정규노선 운행을 외면하고 불법운행을 일삼고 있는 데도 당국이 관리.감독을 외면하고 있다" 며 주민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운행실태를 파악한 뒤 노선변경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기도 등과 공동으로 고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 고 밝혔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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