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사형수서 대통령으로 '만감' 교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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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8일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만감(萬感)이 교차하는 감회 속에 이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섰다" 고 연설을 시작했다.

광주항쟁의 배후 주모자로 지목돼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그였기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金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부산민주공원 개원식 참석을 시작으로 올 들어 2.28 대구의거 기념식, 3.15 마산민주화운동 기념식, 4.19기념식 등 민주화 관련 행사에 모두 참석했다.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민주주의 없이는 경제발전 등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金대통령은 생각한다" 고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연설에서 "항쟁이 일어난 지 40여일이 지나서 당시 군부 실력자 한 사람이 전해준 묵은 신문을 보고서야 비로소 광주에서 있었던 천인공노할 참상을 알았다" 며 "저 역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당장 아무런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괴로웠다" 고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金대통령은 또 항쟁의 교훈으로 인권.비폭력.성숙한 시민정신.평화정신 등 4대정신을 들고, "당시 광주시민의 행동은 인간이 극한상황에서도 얼마나 위대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인간승리의 대서사시였다" 고 강조했다.

5.18정신을 완성하기 위한 과제로 金대통령은 '화해와 대화합' 을 제시했다.

"지역감정의 사슬을 단호히 끊고, 남북간 신뢰와 화합으로 돌려놓는 것이야말로 5.18 민주영령의 값진 희생에 보답하는 길" 이라는 것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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