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학생 치정살인 재판 2년만 시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국의 상류층 유학생이 낀 치정살인극으로 동포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컬럼비아대 법대 여대생 살인사건에 대해 미국법원이 사건발생 2년 만에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뉴욕 맨해튼 형사지방법원은 1998년 3월 컬럼비아대 법대생 홍모(당시 26세.여)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영찬(26)씨에 대한 재판을 17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배심원 선정을 마친뒤 검찰과 변호인측의 모두(冒頭)진술을 듣는다.

국내 유명 제화업체 대표의 자녀로 알려진 고씨는 홍씨 살인사건과 관련, 2급 살인혐의로 기소돼 있으며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평결을 받으면 최고 종신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고씨는 현재 검찰의 기소내용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홍씨는 2년 전 컬럼비아대 구내 기숙사 아파트에서 흉기에 목이 찔려 숨진 채 발견됐었다. 현지 경찰은 사건 직후 홍씨의 남자친구였던 고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주목했다.

경찰은 고씨가 97년 11월에도 자신과 동거했던 재미동포 성모(33)씨로부터 "전에 사귀던 여자와 헤어졌다는 증거를 대라" 는 요구를 받고 자신과 사귀던 김모(23)씨를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죄로 형을 살았던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고씨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갔으며 사건발생 당시에는 직업이 없이 콘도에 혼자 살며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것으로 보도돼 동포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살해된 홍씨는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아시아계 리더를 맡아 활동했으며 뉴욕의 유명 법률회사에 취직이 확정된 상태였다.

장정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