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자금 마련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정보통신부가 지난 16일 IMT-2000사업자 선정 과정에 주파수경매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 통신사업자 큰 부담〓이미 IMT-2000서비스에 대한 주파수 경매를 실시한 영국의 경우 5개 선정업체가 지불한 금액은 3백37억달러(약 37조5천억원)에 달했다.

17일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서용원 팀장은 한국과 영국의 인구수와 주파수영역 차이를 감안한 이 사업권 획득비용은 최대 1백7억달러(약 11조9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예상대로 3개 사업자가 선정될 경우 회사당 비용은 최대 4조원이 된다는 얘기다.

1996년 PCS사업자에 선정된 업체들이 출연금으로 각각 1천1백억원을 낸 것에 비하면 엄청난 비용부담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양종인 과장은 "주파수 경매제를 실시할 경우 사업권을 따내는데 업체당 2조원, 추가 설비투자에만 2조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며 "특히 기존 투자비용을 완전히 회수하지 못한 PCS업체들에는 사업권 획득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 사업자 경쟁 구도 바뀌나〓주파수 경매제하에서는 사업권 획득의 관건은 가입자수나 기술력이 아닌 자금력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제기됐던 통신업체간 기업 인수.합병(M&A)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사업권 획득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돈을 들여 다른 업체를 인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M&A대상으로 자주 언급됐던 한솔엠닷컴이 17일 다른 업체에 비해 낙폭이 컸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밖에 통신사업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자금력이 뛰어난 삼성의 행보가 커다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삼성과 한솔엠닷컴, 영국의 보다폰에어터치의 3자 연합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루머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