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아파트 만드네 … 주택업계, 고객평가단 운용 활성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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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주부평가단의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경기도 오산시 원동의 대림e편한세상 모델하우스에서 주부들이 품평회를 하고 있다.

아파트 선택에 있어 입김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계층이 주부다. 아파트라는 상품을 어떻게 주부 눈높이에 맞추느냐가 분양의 성패를 가름할 정도다. 이 때문에 주택업체마다 주부고객평가단이나 주부패널 형태의 품질평가단을 운영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현대건설은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아파트 설계에 직접 반영하기 위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최근 실시했다. 460편이 응모돼 이 가운데 기능성 행거, 열선히팅 욕조 등 19건의 아이디어가 설계에 채택됐다.

현대건설은 입상자 19명에게 1년간 '주부패널'자격으로 품질 개선에 참여토록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부 의견을 축적해 다른 단지의 설계나 인테리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경기도 오산시 원동의 e편한세상 단지(2368가구)를 분양하기에 앞서 지난 10~12일 두차례에 걸쳐 2000명의 주부고객평가단을 모델하우스로 불러 품평회를 열었다. 대림산업 박정일 부장은 "회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다양하고 기발한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시급한 부분은 모델하우스를 일부 고쳐 다시 상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코오롱건설은 주부들로 이뤄진 20여명의 고객평가단을 운용하고 있다. 대전 가오지구 아파트단지에 낸 이들의 아이디어 중 ▶현관 열쇠걸이와 게시판▶주부만의 공간 설치▶단지내 비가리개 정류장 설치 등은 설계에 반영됐다.

동부건설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조사하고 있으며 현대산업개발과 쌍용건설, 대우건설 등도 비정기적으로 주부평가단을 운용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홍금표 상무는 "모델하우스를 열기 전에는 반드시 주부평가단의 품질 검증을 거쳐야 할 정도로 입김이 세졌다"며 "분양 시장 상황이 나쁠수록 이들의 활동이 많아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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