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의 산림피해조사와 복구방안이 한창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불에 그을린 피해목의 활용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달 6일부터 9일간 고성군과 강릉.삼척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은 남산의 80배 넓이인 2만3천6백여㏊. 산림 및 농가 단기피해액만 6백40억원에 이른다.
산림청 임업연구원 산림생태과 신준환 과장은 "동해안 산불은 가파른 지형과 척박한 토양, 건조한 봄 날씨 등 지리적 특성 때문에 산림회복과 복구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고 말한다.
따라서 주능선.계곡.조림지 외곽지역은 자연회복을 유도하고, 산사태나 토양유실이 우려되는 곳은 인공조림과 사방사업을 할 예정. 특히 이번 불로 3.2㎝의 낙엽층이 0.8㎝로 변했고, 유충까지 말살돼 산림의 황폐화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과장은 "동해안 피해 산림의 회복은 10~15년 후에 어린나무가 형성되고, 40~1백년 지나야 안정된 숲을 형성할 것" 으로 내다봤다.
나비나 길앞잡이 같은 방랑종 곤충이 나타나는 것은 적어도 어린나무가 형성되는 15년 후, 그리고 동물.텃새 등 한곳에 머무르는 정주종 서식은 숲의 지붕이 형성되는 50년이 지나야 가능하다는 것.
한편 산불로 죽은 나무들을 서둘러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피해목 중 이용 가능한 나무는 줄잡아 50만㎥. 10톤 트럭으로 10만대 분량이다.
주로 가슴높이에서 직경 15~30㎝ 정도 되는 나무들로 껍질부분만 탔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공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임업연구원 목재활용과 이동흡 과장은 "수피가 타면서 탄화물질이 맨 위층에 위치한 유세포부분에 침착돼 재질이 단단해진다" 며 "이러한 탄화막 형성으로 나무의 가공은 다소 어려워지지만 오히려 균의 침투를 막는 장점이 있다" 고 말했다.
원목의 이용은 토목재 및 건축재는 물론 잘게 부숴 목탄이나 목초액을 얻을 수 있고, 조각을 내 가구용 나무 보드를 제작하는 데 활용한다.
이과장은 "현재 나무가격이 형성되지 않을 정도로 가격이 폭락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며 "곧 우기가 닥치면 빗물과 함께 나무를 썩게 하는 균이 침투하기 때문에 서둘러 피해목을 활용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