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경매 인기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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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경기 회복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법원 경매 시장에 나온 공장들이 인기다.

지난해 이맘때 50%대에 불과하던 공장 경매 물건의 낙찰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금)이 최근에는 70%대까지 치솟았다.

경매 공장이 인기를 끄는 것은 신축할 때보다 비용이 절감될 뿐 아니라 인허가 등 복잡한 설립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곧바로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 개발된 곳보다 공장가동과 물류 등의 조건이 성숙돼 있어 공장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공장 경매의 경우 정부의 금융지원도 받을 수 있어 자금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 공장 경매 동향〓경기가 좋아지고 부실채권이 감소함에 따라 경매로 나오는 공장 물건이 줄어들고 있다.

서울.인천.경기도 지역의 경우 3월 공장 경매물건 수가 2백94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34%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낙찰가율은 72.4%로 지난해 3월에 비해 13.9%가 높아졌다.

지난해보다 비싼 값에 경매 공장이 팔려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낙찰률도 25%에서 1년 사이 32%로 올라갔다.

◇ 낙찰 사례〓지난 10년 동안 경기도 부천시에서 소규모 프레스공장을 운영해 온 지성산업 김명완(42)사장은 70평짜리 공장을 빌려 쓰는 데 보증금 3천만원에 월 1백8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임대료 부담이 만만찮았고 교통도 안 좋아 '내 공장' 을 마련해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최근 인천지법 경매13계에 나온 남동공단 내 공장 물건을 보게 됐고 가격과 규모가 적당해 마음에 들었다.

부지 1백24평에 건평 2백90평 규모로 감정가는 5억4천2백여만원이었지만 4회 유찰돼 최저가는 2억2천2백만원으로 떨어져 있었다.

입찰에 참가해 2억3천6백10만원을 써내 낙찰했다.

시세의 절반 값으로 내 공장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지상 2, 3층은 보증금 3천만원에 월 3백60만원에 세를 놓아 고정 수익도 올리고 있다.

◇ 유망 지역〓최근 공장부지가 기존 용인축에서 김포.파주.일산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으로 옮겨지고 있는 추세다.

인천.성남.안산.파주.의정부 지역 관할 법원에는 공장매물이 매월 50~60건 나오고 있어 이 일대 공장 매입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 금융 지원〓중소기업진흥공단과 지방자치단체 중소기업지원과를 통해 공장매입을 위한 경매 잔금의 70%까지를 최고 20억원 한도내에서 장기저리로 빌릴 수 있다.

또 금융기관의 법인 경매자금 대출을 이용하면 경매잔금의 80~90%까지 마련할 수 있다.

◇ 유의점〓전용공단 내 위치한 공장 경매물건이 기반.간접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입지선정에 무리가 없다.

가동 중인 공장보다는 휴업.가동중지.폐쇄상태의 공장에 입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조건 싸다고 해서 낙찰 후 공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 조건부 등록 공장이나 무등록 공장에 덤벼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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