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회장 8개월 해보니 정글로 나온 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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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에서 정글로 나온 심정이다.”

박용현(66·사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8개월간의 느낌을 이같이 표현했다. 3일 건설기계 생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공장이 있는 옌타이의 골든 걸프 호텔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다.

고(故) 박두병 두산 회장의 4남인 그는 박용곤(1남) 명예회장, 박용오(2남·작고) 전 성지건설 회장, 박용성(3남) 대한체육회장의 뒤를 이어 올 3월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그는 “1998∼2004년 서울대병원장을 맡는 등 40년 이상을 의료계에서 종사했는데 그룹 회장의 업무량은 병원장 시절보다 적지만 20조원이 넘는 매출에 3만5000명이 넘는 직원을 책임져야 해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종사했던 환경이 온실이었다면 지금은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이 존재하는 경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장을 가장 중시한다고 했다. “현장에 문제가 있고 답이 있는데 사무실에만 있다 보면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창업주인 고 박승직 회장은 신용을 가장 중시했고, 아버지인 고 박두병 회장은 인화를 강조했다”며 “회장직에 있는 동안 113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장수 기업의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그는 “지난달 17일 정운찬 국무총리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간 만남 이후 계열사 일부의 이전이 타당한가 등을 검토할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며 “세금혜택 등 정부의 확정안이 나오면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옌타이(중국)=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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