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히틀러 유골 첫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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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수십년간 비밀리에 러시아 연방자료소에 보관돼왔던 아돌프 히틀러의 유골 일부가 26일 일반에 공개된다.

2차 세계대전 종전 55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제3제국의 고통과 징벌' 전시회에는 탄환 한발이 관통한 구멍이 있는 히틀러의 두개골 조각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러시아 관리들은 그의 턱도 보관하고 있으나 손상하기 쉬워 이번엔 그 사진만 전시한다고 밝혔다.

대신 히틀러의 죽음을 연구조사한 러시아측 자료와 그의 소지품 및 사망장소에서 노획한 물품 일부도 전시된다.

히틀러의 사망 여부는 러시아가 1993년 그의 유골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히기 전까지 계속된 논쟁거리였다.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은 히틀러가 탈출에 성공, 다른 곳에 제3제국을 건설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러시아측은 히틀러가 45년 4월 30일 베를린 벙커에서 애인과 함께 권총 자살했으며, 이후 그의 부하들이 소각한 시신을 입수해 모스크바로 이송해왔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논쟁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히틀러의 전기작가 베르너 마제르의 주장을 들어 이 유골들이 가짜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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