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우익단체, 위안부 내용 삭제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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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도쿄〓오영환 특파원]일본의 대표적 우파 학자 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이 최근 문부성에 중학교 역사와 공민 교과서의 검정(檢定)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체 관계자는 20일 "5일과 13일에 공민과 역사 교과서의 검정을 신청했다" 고 말했다.

교과서 내용은 문부성이 검정 의견을 낼 때까지 공개되지 않으나 이 단체가 일제의 침략전쟁을 인정하지 않고, 현 교과서의 종군위안부 기술에 반대활동을 벌여온 점에 비춰 이런 내용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부성은 올 여름 이후 검정 의견을 내고 내년 초까지 검정 의견에 따른 수정본에 대해 합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문부성은 수정할 부분이 많을 경우 검정 의견을 내는 시점에서 불합격 통보를 하거나 검정 신청자가 검정 의견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아도 불합격 처분을 내린다.

역사 교과서 집필자는 사카모토 다카오(坂本多加雄) 학습원대 교수와 다카모리 아키노리(高森明勅) 국학원대 강사이며, 사카모토는 일제 침략과 관련해 "일본이 유럽과 같은 국가가 되기 위해 대륙 진출이 일어났다" 고 밝힌 바 있다.

공민 집필자는 평론가인 니시베 스스무(西部邁), 미야모토 미쓰하루(宮本光晴) 센슈(專修)대 교수 등 6명으로 알려졌다.

검정신청용 교과서 인쇄.출판은 후소샤(扶桑社)가 맡았으며, 집필자들은 2종의 교과서와 별도로 교사용 지도서와 학생용 학습노트도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가 만든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해 전국 지구 교육위원회(4백82개)가 이를 채택하면 2002년부터 일선 학교에서 사용된다.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은 1997년 1월 설립됐으며, 일본의 전쟁 책임을 인정하는 기존의 역사관을 '자학사관' 이라고 비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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