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체들 속도경쟁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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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택배업체들이 배달시간 줄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진.대한통운.현대택배 등 택배 '빅3' 는 오토바이뿐 아니라 고속버스와 비행기까지 동원하면서 '스피드'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진은 자체 택배망 외에 계열사인 한진고속.대한항공의 고속버스와 비행기를 활용한다.

서울.부산.광주 등 공항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22개 도시에는 6~12시간 내로 배달을 마친다.

다음달 초에는 오토바이 배달서비스업체 'Q채널' 과 제휴한다.

서울.부산 등 지방 6대 도시로의 배달시간을 더 줄이기 위해서다.

다음달 말까지는 고속버스가 가는 24개 주요 도시로 오토바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택배인력 5백50명과 차량 5백여대를 보충하기로 했다.

고객이 시급한 택배를 요청하면 '오토바이→비행기→차량→오토바이' 운송수단을 동원해 약속시간을 최대한 지킨다는 것.

고객이 전화하면 배달인력을 30분 안에 보내는 서비스도 지난달부터 하고 있다.

택배마케팅 김기선 부장은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제때에 배달이 안된다는 것" 이라며 "배달약속을 지키기 위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보강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현대택배는 다음달부터 오토바이를 이용한 '시간택배' 서비스를 한다.

서울.경인지역이 1차 대상이다. 이를 위해 오는 6월까지 오토바이를 5백대 들여온다.

연말까지 1천대를 추가해 총 1천5백대의 오토바이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택배는 아시아나와 손잡았다. 항공노선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3시간 배달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기에 오토바이 택배시스템을 갖춰 비행기.트럭과 함께 전국 1백20여개 주요 영업망을 통한 배달시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통운은 24시간 배달체제를 충실히 지킨다는 입장이다.

항공사와 제휴한 서비스가 없어 다소 불리한 입장이지만 급박한 배달은 그때그때 항공편으로 해결한다.

또 전국 각지에 확보한 수송망을 차별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2년 전 택배정보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대한통운은 인터넷을 통해 배달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를 요청하는 물량의 95%는 24시간 안에 배달해줄 것을 희망하는 것" 이라며 "시간을 다투는 택배는 매출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투자의 효율성이 적은 게 사실"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속도경쟁이 택배시장의 주도권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내부적으로 오토바이 배달서비스 등 당일 배달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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