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산책] 현대 '아반떼XD' C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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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미국 경제의 상징인 뉴욕 맨해튼. 지구로 돌진한 혜성이 인근 바다에 떨어지면서 거대한 해일이 일어난다. 이윽고 밝혀진 혜성의 정체는….

현대자동차가 지난 19일 신차 '아반떼XD' 를 공개하면서 방영에 들어간 TV광고의 초반 내용이다.

영화 '딥 임팩트' 를 연상케 하는 이 광고는 여러 면에서 화제다.

무엇보다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었다. 대부분 미국 현지에서 제작한 이 광고는 11억원짜리다.

국내 TV광고의 평균 제작비(1억원)에 비하면 10배가 넘는다. 국내 광고사상 최대 규모다.

국산 영화 제작비가 한편에 10억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웬만한 영화보다 많이 든 셈이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아마게돈' '스튜어트 리틀' 등의 촬영을 맡았던 팀 엔젤로가 감독을, 현장 촬영 20여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시애틀대 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유진 마존나가 조감독을 맡는 등 할리우드 1급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미국 현지 전문업체가 슈퍼 컴퓨터를 사용해 컴퓨터그래픽 작업하는 데만 꼬박 4개월이 걸렸다.

전체 제작에는 6개월 이상 걸렸다. 영화 한두편은 너끈히 만들 기간이다.

이 광고의 압권은 아반떼XD가 거대한 해일을 일으키면서 질주하는 장면이다.

시애틀 경찰학교에 있는 주행시험장에서 촬영한 것이다.

비가 많이 오는 시애틀에서 경찰의 안전주행을 위해 운전연습용으로 만든 이 시험장은 지면보다 10㎝ 가량 패어 있어 물이 고이도록 했다.

촬영 당시에는 비가 안내려 10개의 소방호스를 동원해 10시간 이상 물을 퍼붓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한다.

해일이 뉴욕시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을 뒤덮는 장면은 2m 크기의 모형물을 촬영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측은 북미 지역에 이 차를 수출할 때에도 현지에 이 광고를 그대로 방영할 방침이다.

국내 시청자들은 국산차가 맨해튼을 급습하는 CF를 보고 흐뭇한 생각을 할 수 있겠으나 미국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궁금하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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