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목원대에 일본만화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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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재일교포 2세 3명이 최근 만화예술학부가 설립된 대전 목원대(서구 도안동)에 일본만화 1천여권을 기증했다.

주인공은 최영섭(崔榮燮.43.사업).오상준(吳相俊.43.의사).지일성(池一成.43.사업)씨 등 동경한국학교 동창생 3명.

崔씨 등이 기증한 만화는 주로 일본의 유명작가인 모토미야 히로시의 '남자의 하늘' 등 청소년물과 일본의 역사.주요 명소를 소개하는 교양물. 이들 만화는 앞으로 목원대 학술정보관 내 만화도서관에 비치돼 만화학과 학생들의 학습용이나 연구용으로 쓰인다. 또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도서관을 찾아 일본만화를 볼 수 있다.

이들이 목원대에 만화를 기증한 데는 "평소 조국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다" 는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영섭씨는 이같은 뜻을 지난해 9월 친지인 이 대학 영문학과 최경애(崔敬愛.43.여)교수에게 밝혔다. 이들은 崔교수로부터 이 학교에 지난해 신설된 만화학과(미술학부 만화예술전공)에 만화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관련 책을 보내주는 게 어떠냐는 제의를 받고 흔쾌히 응했다.

이들은 각자의 주머니를 털어 만화 구입에 필요한 8백여만원을 모았고 두달여 동안 일일이 서점을 돌아다니며 만화책을 사들였다. 책 가운데 비교육적인 내용이나 음란물은 일일히 가려냈다.

이들 덕분에 1998년 4월 문을 열어 그동안 국내 만화 1천여권만 있던 목원대 만화도서관에는 일본 만화까지 비치됐다.

최영섭씨는 "그동안 막연히 가슴으로만 느끼고 있던 조국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한 것 같아 기쁘다" 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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