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인제등 세력불리기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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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4일 새벽까지 개표상황을 지켜봤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강원도 산불 피해현장을 찾았다.

당 관계자는 "李위원장이 총선 이후를 염두에 두고 선제 공세를 시작한 것 아니냐" 고 풀이했다. 선거가 끝난 마당에 선대위원장이 민생 현장을 찾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李위원장은 "강원도 산불은 국민적 관심사" 라며 "진화와 피해복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 이재민들을 격려했다.

이어 자신을 따라나선 송훈석(宋勳錫.속초-고성-양양-인제).김택기(金宅起.태백-정선)당선자에게 "강원도에서 5석을 얻느라 고생많았다" 고 격려했다.

李위원장의 표정에는 여유가 흘렀다.

한 측근은 "지역구 1백석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충청.강원.제주에서 골고루 의석을 얻었으니 李위원장으로선 역할을 다한 셈" 이라고 설명했다.

李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이후' 를 겨냥한 주자 중 선두자리를 굳히려는 것으로 민주당 내에선 해석하고 있다.

李위원장은 그러나 "선거가 끝났으니 사람도 만나고 공부도 해야겠다" 며 의중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당분간 정국흐름을 관망할 것" 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자신이 대권경쟁을 주도하는 것보다 정계재편 등의 상황을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그런 측면에서 김근태 지도위원.정대철(鄭大哲)전 국민회의 부총재 등 다른 대권 후보 지망생들의 움직임이 주목대상이다.

오는 9월 지도부 경선을 앞두고 이들의 세(勢)불리기 경쟁이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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