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방송 청와대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청와대는 출구조사 결과가 보고되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으나 개표 상황이 진행되면서 침울한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출구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며 한나라당이 시종 앞서가자 TV로 개표를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저럴 리가 없는데…" 라며 입을 다물었다.

박준영(朴晙瑩)대변인도 출구조사가 나온 직후 "수도권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수행을 평가하고, 지지를 보냈다" 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자 당초 총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하려던 입장을 바꿔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들도 일제히 입을 다물어 버렸다.

김대중 대통령은 관저(官邸)에서 밤 늦게까지 TV를 통해 중계되는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한 측근은 "아무 말씀 없이 TV만 쳐다봤다" 고 말했다.

韓실장과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개표 중계방송을 지켜보며 밤을 새웠다.

南宮수석은 "충청.강원에서 약진하는 등 전국정당화에 진전이 있었다" 면서 "15대 총선에서 66개 지역구밖에 차지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늘어난 것" 이라고 자위했다. 한 관계자는 "36석이나 되는 영.호남의 지역구 차이를 넘지 못했다" 고 아쉬워했다.

김진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