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판도…각당 대응 부심]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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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은 13일 내내 기대와 초조함이 뒤섞인 분위기였다.

일부 출구조사에서 제1당 가능성을 점치는 결과가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경합지 젊은층 유권자에게 투표 참여 독려 전화를 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 수도권 승리 확신〓당 정세분석국이 이날 낮 "남북 정상회담 발표 뒤 수도권에서 당 지지도가 3%포인트 가량 올랐으며 경합지 30여곳의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 같다" 고 전하면서 분위기가 밝아졌다. 그럴 경우 민주당이 제1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날 밤까지 당 자체분석으로는 당선 안정권인 지역구가 85곳으로 한나라당(93곳)보다 뒤진 것으로 추정한 것과 확 달라진 기분좋은 내용이다.

서영훈(徐英勳)대표.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상황실과 집무실 등을 오가며 예상되는 수도권에서의 승리에 의미를 부여하려 애썼다.

아침 선대위 간부회의에서 "영남에서 60여석을 석권한 한나라당과 의석수가 비슷하기만 해도 사실상 승리를 거둔 것" 이라는 결론을 냈다.

회의 후 동해.삼척 산불현장으로 달려간 徐대표는 틈틈이 전화를 걸어 판세를 보고받았다.

이인제 위원장은 "국민이 견제보다 안정을 택할 것" 이라고 점치기도 했고,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유권자들이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위기 극복과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느냐" 고 고무된 표정을 짓기도 했다.

◇ 총선 이후 정국 주도권〓당내에선 향후 정국운영을 둘러싼 정계개편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개혁입법을 제대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 있다. 어떻게든 과반의석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아래 어떤 방식으로 확보하느냐를 놓고 얘기가 분분하다.

자민련과의 공조회복론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재편론이 함께 거론된다.

한 당직자는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설득하는 것이 과반의석을 무리없이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 이라며 2여(與)의 재공조론을 폈다.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DJP공동정권의 출범정신을 되살리는 것이 기본" 이라는 견해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두당의 공조만으로는 집권 후반기에 안정된 국정운영을 꾀할 수 없고, 충청권 민심이 이인제 위원장에게 쏠리기 시작해 굳이 JP와 손잡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관계자는 "여권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국정장악력을 적절히 활용해 그 구심력으로 정국을 정면돌파해야 한다" 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의 내분이 빚어질 경우 대대적인 정계개편까지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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