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유람선 타고 가는 중국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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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선상을 물들인 진홍빛 낙조는 먼길 가는 여행객의 설레임으로 일렁이고 선실에선 삼삼오오 술잔을 앞에 놓고 미답의 여로를 상상하며 저마다 머리속에 한두폭 풍경화를 그린다.

인천항을 떠난지 만 하루만에 바닷바람을 타고 오성기를 펄럭이며 안겨오는 톈진(天津)항.

지난달부터 인천과 톈진을 오가는 서해 항로에 2만7천톤급 호화 크루즈 여객선이 등장, 고풍스런 중국 관광길에 운치를 더하고 있다.

6백여명이 탈 수 있는 크루즈 톈런(天仁)호는 베이징(北京).시안(西安) 등을 돌아보는 기존의 관광코스에 허니문.효도.배낭 여행 등을 접목한 새로운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

길이 1백86m, 폭 24m의 선내에는 레스토랑.사우나.갤러리.면세점.나이트클럽.노래방 등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어 그 자체가 관광상품이다.

객실은 침대 외에 깔끔한 온돌방도 있다.

또한 비자 없이 여권만 갖고 타더라도 선상에서 한두시간 내에 중국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다.

애띤 모습의 중국 여인들이 음식을 내오는 식당에서는 한식.양식.중식이 번갈아 나온다.

우리말을 할 줄 모르고 한국인의 식사 습관에 익숙하지 않아 어색한 면도 있지만 그런 선상 분위기가 배 위에서부터 벌써 중국 땅을 밟은 듯한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이런 점이 비행기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묘미로 크루즈 여행이 한국~중국 왕복에 비행기보다 하루가 더 걸리면서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다.

시속 40㎞를 넘나드는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도 잔잔한 서해를 가르는 유람선 내에서는 흔들림을 거의 못느껴 24시간여의 승선에도 멀미 없이 비교적 아늑한 휴식과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대아여행사(02-515-6317)가 판매하는 톈런호 연계 중국관광 상품은 크루즈로 인천에서 톈진까지 간 뒤 진황도와 베이징(자금성.천안문.만리장성.이화원)을 들러 비행기로 귀국하는 4박5일 일정에 37만9천원. 배안에서 1박을 하지만 3박4일 일정의 왕복 비행기 여행보다 7~10만원 정도 싸다.

톈런호를 이용한 중국 여행은 인천항에서 매주 화.금 2회 출발한다.

톈진〓신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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