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탈북·귀순자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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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탈북자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는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단지는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TV로 전해들은 뒤 전화로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등 기대감으로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지난해 3월말 탈북한 李모(29.여)씨는 "소식만으로도 너무 설렌다" 며 "자유왕래나 서신교환이 빨리 이뤄져 북에 두고온 언니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고 기뻐했다.

탈북자 교육기관에서 남한생활 적응훈련을 받고 있는 탈북자 27명은 이날 경기도 용인시 기독교순교자기념관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해들었다.

지난해 12월 탈북한 金모(30)씨는 "갑작스런 남북 정상회담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며 "이번 기회에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해 본다" 고 말했다.

지난해 7월말 탈북한 북한 국립교향악단 바이올리니스트 金모(38)씨는 "북한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들이 보고 싶다" 면서 "하지만 북한이 과연 이산가족 상봉을 마련해 줄지 의심스럽다" 고 우려했다.

1989년 독일 유학 중 남한으로 귀순한 뒤 최근 북한음식 체인점 '전철우 고향랭면' 을 운영하고 있는 전철우(全鐵宇.34)씨는 경기도 고양시 본점을 비롯, 전국 30여개 체인점에서 이날부터 5일 동안 '남북 정상회담 경축 음식값 50% 할인' 을 내걸었다.

또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도 50% 할인행사와 함께 실향민 1세대에게 냉면을 무료로 대접할 계획이다.

최근 결혼한 全씨는 "고향방문이 빨리 성사돼 북에 계신 부모님에게 제 결혼소식을 알려드리고 싶다" 고 말했다.

이무영.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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