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어린이 경제교육 세살배기도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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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하다보면 어머니들이 "우리아이는 너무 어린데… 이해를 할 수 있을까요" 라든가 "3학년쯤이나 돼야 교육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경제교육에서 '너무 이른' 시기는 없다고 봅니다. 보통 아이들이 경제환경에 노출되는 시기, 다시 말해서 아이들이 시장에서 경제적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는 3~4세부터이지요. 아이들은 이때부터 부모와 함께 가게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과자를 고르고, 갖고 싶은 장난감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또 TV 광고에 관심을 갖고 햄버거에 따라오는 장난감의 유혹을 받는 때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부모와의 시장접촉을 통해서 경제사회의 현상들을 이해하고 학습해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유아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발주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이런 정책을 펴는 것은 유아도 체계적인 경제교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공적인 장소에서든 가정에서든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할 때 연령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인식 정도와 경제 생활을 체험하는 범위에 따라 어떤 방법으로 알려 줄 것인지, 교육의 내용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따라서 '경제교육을 하는데 아이가 너무 어려서…'라는 것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단지 경제교육의 방법과 내용을 제대로 선정하고 있는가가 문제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어릴수록 체험적인 방법으로 사물을 인식하기 때문에 경제교육에서도 그런 방법을 씁니다. 아이들의 경제생활을 게임화해서 자신들의 경제생활과 연결지어 보게 해 보세요. 동화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역할놀이나 노래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경제교육은 먼저 자신이 살고 있는 가까운 경제 환경과 조건을 이해하고, 이런 이해를 통해 보다 큰 경제 환경과 조건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느낄 수 있는 경제 현상에 대한 이해와 체험을 통해서 아이들에게는 더 큰 세상의 경제 주역이 되는 능력과 소양이 길러질 겁니다.

경제 교육은 아이들이 세상을 사는 가장 기초적인 준비이며, 함께 사는 경제 사회의 경제 예절 교육입니다. 따라서 경제 교육은 이를수록 좋습니다.

김정훈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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