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밭 달구는 쟁점 공방 2제] 대형산불 '인재냐 천재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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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강원지역 산불이 9일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여야간 '인재(人災)냐 천재(天災)냐' 공방으로 번진 것.

야당은 일제히 '선거에만 매달린 정부에 의한 인재' 로 규정했다.

'미흡한 산불방지 대책' '늑장대응' 등을 탓하며 쟁점으로 떠올렸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보다 3배나 많은 대형 산불은 천재가 아니라 김대중 정권의 행정공백이 초래한 정권적 재앙" 이라고 규정한 뒤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는데도 선거에만 눈이 멀어 작은 재앙을 큰 재앙으로 만들었다" 고 비판했다.

자민련도 가세했다.

조부영(趙富英)선대본부장은 "전국적으로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정부의 민생대책 부재를 하늘이 입증한 것" 이라며 "성의있는 대책수립" 을 촉구했다.

민국당 김철(金哲)대변인도 성명에서 "국부(國富)가 연소된 재앙" 이라며 "4년 전에 같은 재앙이 있었음에 비추어 정부는 대비가 부족했음을 시인하라" 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천재지변적 측면을 강조하며 "정치공세보다는 수습이 우선" 이라는 논리로 대응했다.

김한길 선대위대변인은 "정부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여야 없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민생을 함께 걱정하는 것이 정치권의 도리" 라고 반박했다.

특히 한나라당에 대해선 "마치 이번 재앙을 자신들의 행복인 양 즐기고 있는 점을 개탄한다" 며 "지금 우리나라 3대 재앙은 구제역.산불, 그리고 바로 한나라당" 이라고 역공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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