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사기·폭행등 '파렴치범'도 9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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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선관위가 1차 공개한 총선 출마자 44명의 전과기록에는 간통을 비롯해 사기.음주뺑소니 등 죄명만으로 볼 때 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전과를 가진 후보가 9명이나 됐다. 무소속 4명에 자민련 후보가 2명이었고, 민주당.한나라당.한국신당도 1명씩 포함됐다.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정치적 탄압사건' '음해.누명'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억울하다" 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파렴치범이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느냐" 는 지적도 나온다.

◇ 찜찜한 죄목〓자민련 한영수(韓英洙.서산-태안)후보는 지난 1982년 간통죄로 1년의 실형을 살았다. 한국신당의 이상만(李相晩.아산)후보는 친구이름으로 대출을 받아 썼다가 사기죄로, 아산시 면서기가 인사를 청탁하며 李후보의 부인 통장에 4백만원을 입금시킨 것으로 드러나 변호사법 위반으로 집행유예를 받았다.

자민련 이상두(李相斗.경주)후보는 82년 자신의 사업체가 3천만원의 부도를 냈다가 횡령죄로 형을 선고받았다. 자민련 김인수(金仁洙.여수)후보는 국유지를 개인에게 불하하는 과정에 관여했다가 주민의 서명 일부가 허위로 드러나 사문서 위조와 사기 등으로 실형 2년을 살았다.

무소속 손민영(孫敏榮.광주북을)후보는 상해치사죄로, 한나라당 최응국(崔應國.해남-진도)후보는 음주운전 뺑소니죄로, 민주당 문병원(文炳元.울산중)후보는 약사법 위반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무소속 이석재(李碩在.해남-진도)후보는 상해.폭행 등의 범죄가 다섯차례로 최다전과를 기록했다.

◇ "음모" "탄압" "억울" 주장〓정치적 탄압과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는 후보도 있었다.

한영수 후보측은 "11대 의원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이 만들어낸 정치적 음모" 라고 주장하면서도 간통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상만 후보는 "전형적인 표적수사의 결과" , 이상두 후보도 "단순부도사건을 전두환 정권이 야당탄압 차원에서 횡령으로 몰고갔다" 고 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개인적인 누명이나 억울함을 주장했다. "어머니가 피해자에게 폭행당하는 광경을 보고 우발적으로 밀쳤는데 사망했다. 6.25때 머릿속에 박힌 파편이 사망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손영민). "음주운전은 했지만 도주는 하지 않았다. 목격자들의 잘못된 진술로 누명을 썼다" (최응국). 또 문병원 후보는 "종업원이 약과 돈을 횡령해 고발하자 앙심을 품고 나를 한약불법조제혐의로 신고했다" 며 "탕제원을 하는 친척이 형을 받게 돼 내가 책임을 떠안았다" 고 말했다.

이밖에 김인수 후보는 "허위로 작성된 것인지 전혀 몰랐다" 고 주장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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