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유세 현장중계] 수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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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13총선이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 후보들은 전국 1백20여 곳에서 열린 휴일 합동연설회에서 저마다 '지역일꾼' 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선거구에선 후보들간 전력(前歷)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9명의 후보가 출마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선거구의 합동유세장인 대신중학교 운동장에서는 총선연대 낙선자 명단에 오른 이종찬(민주)후보를 다른 후보들이 일제히 공격했다.

첫 연설에 나선 여익구(민국당)후보는 "낙천.낙선운동을 시민혁명이라고 치켜세우고도 낙선대상자를 공천한 사람이 김대중 대통령" 이라며 "종로구 유권자인 金대통령은 후보를 사퇴시키든지, 어떤 사람을 찍을 것인지 고백해달라" 고 목청을 돋웠다.

정인봉(한나라)후보는 "시민단체가 지목한 낙선대상자가 우리 지역구에 나왔다" 며 "깨끗한 정치를 원한다면 이런 후보에게는 단 한 표도 줘선 안된다" 고 주장했다.

김경환(자민련)후보는 아예 李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이종찬 후보는 "정치를 해오면서 부정부패에 한 건도 연루되지 않았고 세금도 꼬박꼬박 다 냈다" 며 "네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돼 심판을 받을 만큼 받은 사람을 총선연대가 헌정질서 파괴범으로 지목한 것은 정략적 냄새가 난다" 고 반박했다.

○…동대문구 용두1동 용두초등학교에서 개최된 동대문갑 합동연설회에서 한나라당 한승민 후보는 "준비된 후보라기에 金대통령을 뽑았더니 무엇이 준비됐는지 알 수 없다" 면서 "국민의 피땀으로 세운 기업과 은행을 헐값으로 해외에 매각하는 등 결국 나라를 외국에 팔아먹었다" 며 '현정권 심판론' 으로 여당을 공격했다.

이에 민주당 김희선 후보는 "중소기업 사장이 자살하는 국가부도 위기를 오게 한 한나라당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며 반격했다.

자민련 노승우 후보는 총선연대의 낙선명단에 자신이 포함된 것을 의식한 듯 "나를 포함한 정치권 허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지만 정치에 시민단체가 판을 치고 있다" 며 총선연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구 합동연설회가 진행된 덕수중학교엔 1백50여명의 경찰이 배치된 가운데 유세가 진행됐다.

총선연대의 낙선명단에 든 한나라당 박성범.민주당 정대철 후보는 해명하느라 바빴고 다른 후보들은 두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박성범 후보는 "송구스럽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되기 1년 전에 받은 정치자금을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며 불만을 토로했다.

민국당 이병희 후보는 '부정과 비리에 연루된 자 물러나라' 고 쓴 피켓을 들고 두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경기 고양시 덕양갑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 곽치영 후보는 데이콤 사장 경력 등을 내세우며 "덕양구가 벤처기업 육성촉진지구로 선정되도록 해 정보산업기지로 발전시키겠다" 고 목청을 높였다.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는 "접경지역 개발에 관한 법을 조기 시행해 남북통일에 대비한 통일 중추도시로 만들 것" 이라고 공약했다.

자민련 이영희 후보는 "그린벨트를 풀어 재산권 행사를 가능케 하고 4년제 종합대학을 유치해 교육자족도시를 만들겠다" 고 강조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갑 합동연설회에서 한나라당 고흥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금권.관권이 판을 치고 있다" 며 "신정치 1번지 분당주민들의 탁월한 선택을 기대한다" 고 말했다.

민주당 강봉균 후보는 "나라 경제를 살리는 큰 정치인을 국회로 보내달라" 며 "국가를 부도낸 야당이 오히려 책임을 발뺌하고 있다" 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5일 오후 인천교대부속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인천 남구을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한나라당 안영근 후보는 "낙선운동 대상자가 후보로 나왔다는 사실은 남구을 유권자들의 수치" 라며 민주당 이강희 후보를 강하게 비난했다.

자민련 강승훈 후보도 "직위를 이용해 시민 정서와 유리된 행동을 벌이다 시민단체의 표적인 된 李후보는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 며 공격에 가세했다.

이에 민주당 이강희 후보는 "시민단체의 음해 공작은 남구 시민의 정서와 무관하다" 며 "총선연대가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이종찬씨와 나에게 같은 대우를 해준 것은 나를 인정한 것 아니겠느냐" 며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을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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