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저격수는 젊은 사람이나 하는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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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저격수' 정형근 의원이 돌아왔다. 정 의원은 14일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의장에 당선됐다. 그가 중앙 당직을 맡은 것은 2002년 대선기획단 부단장 이후 처음이다.

그는 앞으로 당 상임운영회의에서 국가보안법, 과거사 청산 등 주요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도 그는 대정부 비판에 열을 올렸다. "노무현 정권은 수도이전과 국보법 폐지로 대한민국을 변질시키려는 일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을 반민주수구기득권 세력으로 매도하고 주류세력 교체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권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한국을 더이상 이러한 세력에 맡겨둘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정형근 중앙위의장을 중심으로 나라와 당을 위해 일해달라"고 호소했고, 정 의원도 "박대표와 함께 정권창출의 그날까지 전진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특히 "다시 저격수로 나서는 것이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저격수는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대답으로 웃어넘겼다. 그러나 당의 한 실무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정의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정보력과 기획력을 겸비한 최고의 전략가이기 때문에 박 대표로는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구시대' 이미지를 벗어던지려는 한나라당으로서 정 의원의 등장이 좋을 게 없다는 시선도 있다. 정 의원이 안기부 재직시 수사실무 책임을 맡았던 87년 KAL기 폭파, 89년 서경원 방북, 92년 남한조선노동당 사건 등이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과거사 조사의 주메뉴가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을 조사하면 정말 곤란해지는 건 내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일부 의원들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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