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등 일본 정치주도 3인방 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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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다나카(田中)파-다케시타(竹下)파-오부치(小淵)파로 이어지며 1970년대 이후 일본 정치를 주도해 온 자민당내 최대 파벌의 수장들이 3대째 잇따라 병으로 쓰러지는 불운을 겪고 있다.

오부치 총리에 앞서 그가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스승으로 모셔온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전 총리는 지난해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돌연 입원, 아직까지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병명은 입원초기 변형성 척추증으로 알려졌을 뿐 병세, 심지어 그가 입원한 병원의 이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다만 오부치 총리가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직접 그의 병실을 방문, '훈수' 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지난해 입원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다케시타는 '총리 메이커' 로 불리며 일본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다케시타가 부상한 것은 자신이 파벌 수장으로 모셨던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가 85년 쓰러지면서부터.

한때 1백40여명의 의원이 소속된 일본 헌정사상 최대 파벌을 이끌던 다나카가 반신불수 상태에 빠진 것이다.

다케시타는 다나카파 조직의 대부분을 흡수, 이후 10여년간 자민당 최고의 실력자로 군림했다.

다나카는 병상에서 일어나긴 했으나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록히드 스캔들의 여파로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채 93년 세상을 떠났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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