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과도한 보상체계 비난 일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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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연봉체계는 주주의 이익은 팽개친 채 경영자만 살찌우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998~99년에 CEO가 바뀌지 않은 3백47개 기업의 평균 CEO 연봉은 20.9%가 증가했으나 주가수익률은 4.7%에 불과해 경영자들이 업적에 비해 과도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회계.재정 인력 공급사인 로버트 핼프 인터내셔널의 주가는 지난해 36%나 폭락했으나 CEO인 해롤드 메스머는 경쟁사에 비해 4배나 많은 1천5백50만달러의 연봉을 챙겼다.

최고 연봉자인 컴퓨터 어소시에츠 인터내셔널의 찰스 왕은 99년에 6억5천5백40억달러의 연봉을 받았다가 소액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통에 절반을 토해냈다.

티코 인터내셔널, 글로벌 크로싱,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 인터내셔널, 시티그룹 등의 CEO들도 회사 수익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아 구설수에 올라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의 경우 지난해 연봉 액수는 8만3천달러에 불과했으나 4억7천1백만달러 상당의 스톡옵션과 자가용 제트기 등을 받았다.

이같은 현상은 CEO의 연봉 책정이 주가수익률 등 주주의 이익과 직접 연관이 있는 사안 보다도 주로 회사의 외형 성장에 입각해 이뤄지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기본 연봉 외에도 막대한 스톡옵션, 보너스, 장기 인센티브에다가 이사비.보험료.교통비 등 갖가지 명목의 보조비도 후하게 지급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99년말 현재 시가총액 1천대 기업 중 4백39기업을 조사한 결과 CEO들의 연봉 합계가 45억5천만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딱 중간순위에 있는 CEO의 연봉은 4백40만달러인 반면 연봉 평균은 1천40만달러였다.

상위권 CEO들의 연봉 액수가 하위권에 비해 엄청나게 컸다는 얘기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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