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특산 막걸리 '서울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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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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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특산 막걸리(살균 탁주)들이 서울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생막걸리(비살균 탁주)의 공급지역을 제한하는 제도가 내년부터 폐지되기 때문이다.

공급지역 규제를 안받는 살균 탁주를 앞세워 서울에 미리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막걸리는 제조과정에 꼭 필요한 미생물(효모)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생막걸리와 살균 탁주로 나뉜다.

효모가 살아 있는 생막걸리는 유통기간이 4~5일에 불과해 위생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아직 지역제한 규제를 받고 있다.

반면 살균 탁주는 최장 6개월까지 유통이 가능해 1995년 10월 규제가 풀린 상태다.

지방업체들은 그동안 쌀이나 밀로 만든 살균 탁주를 서울에 공급했으나 생막걸리에 입맛이 길든 애주가 공략에는 별다른 성과를 못거뒀다. 그러자 특산물을 첨가한 제품으로 틈새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경기도 가평의 가평명주술도가는 지난해 9월 살균 탁주 제조면허를 딴 데 이어 서울에 '가평 잣막걸리' 공급을 시작했다.

이 막걸리는 지난해 3월 경기도 전통민속주 품평회에서 막걸리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소비자가격은 1.2ℓ 한병에 1천3백~1천5백원이다.

경북 구미 금오주조는 지난해부터 구기자막걸리와 옥수수막걸리로 서울지역에 진출했다.

소비자가격은 1천3백~1천5백원선. 이 회사 관계자는 "몸에 좋다는 육각수를 사용한 게 특징" 이라며 "서울에서 한달에 1천5백~3천병 정도를 팔고 있다" 고 말했다.

'한계령 옥수수막걸리' 제조업체인 강원도 인제 설악양조는 인제의 특산물을 가미한 신제품으로 오는 5월부터 서울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외에 ▶용문양조장 용문은행 막걸리(1천3백~1천5백원)▶문광주조 우리밀 막걸리(1천5백원선) 및 조막걸리(1천2백원선)▶포천왕가주조 인삼막걸리(1천6백~1천8백원) 등이 서울에서 판매 중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방 군소업체는 공급지역 제한이 풀릴 경우 평범한 막걸리로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배겨나기 힘들 것" 이라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 이라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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