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부품이야기⑫]자동차용 선글래스, ‘썬팅 필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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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으로 들어오는 검은색 대형 세단, 유명 인사가 타고 있는 차량인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썬팅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왠지 팔 길이 보다 훨씬 짧은 소매의 양복을 걸친 것처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다.

이처럼 자외선 차단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고급차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자동차 썬팅이 이제는 거의 모든 차량에 적용될 만큼 대중화됐다. 원래 썬팅은 ‘Window Tinting’이 정확한 표현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에 썬팅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유해 자외선(UV) ․ 적외선 차단과 사생활보호가 가장 주된 이유다. 이 외에 냉 ․ 난방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고, 사고 시 유리 파손으로 인한 파편의 비산을 막아주는 안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용 썬팅 필름은 어떤 소재로 만들어질까. 자동차용 썬팅 필름은 소재에 따라 크게 칼라 필름 ․ 금속코팅 단열 필름 ․ 특수 코팅재 단열필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칼라 필름은 폴리에스터에 색상과 자외선 코팅을 입힌 필름이다. 적외선 차단율은 7~10% 정도로 다소 미미한 편이다. 금속코팅 단열필름은 필름과 필름 사이에 금속 피막을 삽입한 경우다. 이를 통해 단열과 차단성을 높여 성능을 향상시켜, 칼라필름에 비해 안전성능도 뛰어나고, 적외선 차단율도 우수하다. 마지막으로 특수 코팅재 단열필름은 최근에 개발된 최첨단 제품으로, 나노복합재 등의 특수 코팅 원단을 사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유통되는 필름들의 단점을 모두 없앤 가장 이상적인 최고급 필름으로 적외선 차단율도 75% 이상이며, 반영구 사용이 가능하다.

일반인들이 좋은 썬팅 필름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좋은 썬팅 필름은 평면도가 우수해서 구김 등의 결이 발생하지 않는다. 썬팅 후에도 유리가 매끄럽다는 이야기다. 단열 성능의 우수성은 차량의 에어컨을 자동으로 놓고 비교해보면 확인할 수 있다. 또 썬팅 후에 신문지를 놓아두고 변색 여부를 살펴보면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좋은 썬팅필름은 선명하고 맑아 시인성이 좋고, 야간에도 시야 장애가 없다. 불량 썬팅 필름의 경우, 전자 장치 작동에 방해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 텔레매틱스 등 전자장치가 잘 작동되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이렇게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자동차 썬팅 필름이 많이 대중화되었지만, 아직도 잘못 알려진 썬팅 상식들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색상이 진하면 열 차단이 잘 될 것이다’라는 생각은 가장 잘못 알려진 경우다. 뜨거운 열은 적외선이라는 전자파이므로 색상의 진함에 상관없이, 이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는 코팅제를 사용해서 차단해야 한다. 이에 따라 투명한 필름이라도 짙은 색의 필름보다 열 차단성을 수십 배 높일 수 있다. ‘썬팅만 하면 자외선이 차단될 것’이라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 썬팅의 색상은 자외선 차단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단은 자외선 차단 코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면 썬팅을 하면 위험하다’는 것도 절대 그렇지 않다. 전면 시공용으로 개발된 전용 제품을 사용하면 냉 ․ 난방 성능 향상은 물론, 안정성까지 높일 수 있다. 특히 전면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열을 막지 않고, 옆과 뒷유리만 시공하면 30~40% 정도의 썬팅 효과 밖에 기대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썬팅 필름은 성능 및 가격대에 따라 시중에서 기본형부터 최첨단 제품까지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지금까지 언급한 썬팅 필름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있다면 효과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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