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수족관용 상어 90마리 수송 특급작전 방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상어 90마리가 29, 30일 화물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온다.

다음달 28일 서울 삼성동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단지에서 문을 여는 코엑스(COEX) 아쿠아리움(대형 수족관)이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와 호주 시드니에서 들여오는 것.

2천3백평 규모의 수족관에서 일반에게 선보일 상어는 식인상어.흉상어 등 희귀종 9종류. 모두 2억원을 주고 사오는데 수송 비용이 2억5천만원으로 더 많다. 상어는 예민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운송해야 한다.

미국에서 출발하는 상어는 충격에 강한 특수금속으로 제작한 탱크로 옮겨져 여객기로 보면 1백90인승에 해당하는 보잉 727화물기에 실린다. 탱크 안은 섭씨 25도를 유지하며, 계속 물이 흐르도록 만든다.

흐르는 물속에서만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는 상어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며, 컴퓨터 장비가 이를 제어한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상어를 삼성동 COEX까지 수송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상어에 미칠 진동과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도체를 운반할 때 쓰는 대당 1억원이 넘는 무진동차 5대를 동원한다.

수송차량 앞뒤와 양 옆에 호송차량이 붙고 시속 50㎞ 이하로 달리며 신호 때문에 정차해서도 안된다. 아쿠아리움측은 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비상 깜박이등을 켜고 논스톱으로 달릴 계획이다.

아쿠아리움측은 28일 같은 장비를 갖추고 김포공항~올림픽대로~삼성동 코스를 2시간동안 예행연습했다. 무진동 차량안에는 상어 대신 같은 무게의 돌멩이를 채웠다. 민병근(호서대)교수는 "특수장비를 써도 상어가 서울에 도착하면 기진맥진할 것" 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