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 대규모 폭발] 북한 발전소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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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백남순 외무상이 발전소 건설을 위해 산악 폭발을 했다고 주장한 양강도 후창강은 길이 36.5㎞, 유역면적 293.5㎢의 소규모 강이다. 김형직군의 도령봉에서 발원해 압록강으로 흘러가는 강이다.

백 외무상의 말처럼 9일의 폭발이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것이었다면 담수를 위해 도령봉 일부를 폭발시키는 것이었을 수 있다. 그 경우 공사주체는 군인건설자로 불리는 북한군일 가능성이 크다.

1991년부터 3년간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건설국에서 근무한 탈북자 임모씨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남포직할시와 평북 태천 등지에서 '대(大)발파공사'가 이뤄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평양에 근무하며 서너차례 김형직군에 출장간 적이 있는데 그곳은 대규모 발전소가 들어설 만큼 큰 강이 없고, 산간오지여서 작업에 필요한 중장비가 들어가기도 어려운 곳"이었다고 말했다. 댐 건설을 위해 대규모의 발파가 필요한 곳은 아니라는 얘기다.

북한에선 수력발전이 6대 4의 비율로 화력발전을 앞서고 있다. 수자원이 풍부한데다 산악지형이 많아 수력발전의 입지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김형직군 같은 산간지방에선 주로 중소형 규모의 수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 전력난 해결을 위해 지방마다 건설비가 적게 들고 건설기간도 짧은 설비용량 1만㎾ 이하의 중소형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형직군에 대규모 댐을 세우는 계획이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의 수력발전시설로는 시설용량 80만㎾의 수풍발전소를 비롯해 운봉.서두수.허천강발전소 등이 있다. 전체 수력발전 능력은 481만㎾다. 하지만 발전설비가 낡아 실제 발전량은 106억2000만㎾h에 불과하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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