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현장 김진옥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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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싱가포르〓표재용 기자] "무엇보다 한국 건설회사들이 안전에 최우선을 둔다는 이미지를 현지 정부와 국민들에게 심어준 것이 기쁩니다."

싱가포르 정부가 주관하는 환경안전 경진대회에서 2년 연속 최우수 안전 현장상을 받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싱가포르 MRT지하철 공사현장 김진옥(金珍沃)소장(사진).

이 상은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에서 지난해 처음 제정한 상으로 한해동안 환경.안전에 대해 정기 또는 불시 심사를 해 가장 점수가 높은 업체에 준다.

삼성물산팀은 지난달 현대.쌍용 등 국내 업체는 물론 일본의 사토코교.오뱌야시 등 쟁쟁한 해외 건설업체를 제치고 지난해에 이어 최우수 안전 현장으로 뽑혔다.

싱가포르는 안전.환경 문제에 관한 한 까다롭기로 유명한 나라다.

공사장에서 인부가 가벼운 상처를 입어도 즉시 관련 부처에 산업 재해로 신고해야 하며, 현장에서 모기나 병충해 유충이 발견되면 공사 중단.벌금 부과 등의 징계를 받는다.

때문에 2년 연속 안전 현장상을 받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金소장은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 자체 안전팀까지 구성했다.

현지 정부가 현장에 파견한 안전기술사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팀과 공동으로 안전성을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

특히 '페인트 검검 표식제' 를 현지 업체 중 처음 도입해 외국 건설사들이 찾아와서 배웠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장비나 취약 지점을 정기적으로 점검한 뒤 현장에 점검 여부를 페인트로 표시해 서류 상으로 뿐 아니라 현장에서 눈으로 점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처럼 현지 정부로부터 최우수 안전 현장으로 인정받자 국내에선 좀처럼 기대하기 힘든 수확을 거두기도 했다.

최근 실시된 8천만달러 규모의 현지 하수관 공사 입찰에서 제시한 금액은 5위에 머물렀지만 재심사 끝에 최종 시공업체로 선정된 것.

金소장은 "2년 연속 안전상 독점으로 현지업체간 현장 안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며 "내년에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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