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이버증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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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아메리칸 증권거래소 등에 상장된 모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최초의 사이버 증권거래소가 미국에서 곧 탄생한다.

로이터 통신은 14일 미국의 퍼시픽 증권거래소(PSE)와 온라인상에 설립된 가상증권거래소(ECN)인 아키페라고가 합작으로 새로운 증권거래소를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PSE는 1백19년의 전통을 가진 거래소이며, 아키페라고는 골드먼삭스.JP모건.E트레이드 등 미국의 대형 증권사들이 1996년 콘소시엄 형태로 설립한 회사다.

기존의 증권거래소와 ECN이 통합을 시도한 것은 미 증시사상 처음이다. 두 거래소의 통합으로 사이버 공간상에서도 제약없이 어떤 증권거래소의 주식이든지 거래가 가능하게 됐다.

PSE의 필 드피오 회장은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면서 기존 증권거래소의 비중이 작아지고 있다" 며 "실물 거래소와 통합한 사이버 증권거래소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PSE는 이번 통합에 따라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레스, 두 곳에 있었던 거래소를 폐쇄할 방침이라고 PSE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

새 사이버 증시는 기존 거래소에서 특정 주식의 거래를 담당했던 마켓 메이커(일종의 브로커)제도를 그대로 활용해 증시에 유동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ECN은 마켓 메이커들을 두지 않았다.

미 증권업계는 새 사이버 거래소의 출현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나스닥 등 기존의 증시들도 ECN 설립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고 있다.

ECN은 정부 규제가 없고 수수료가 저렴해 고객들이 몰리는 추세다. 현재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하루 물량의 30% 가량이 ECN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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